빛을 따르는 사람들

◎찬송가 552장 – 아침 해가 돋을 때

◎마태복음 5:13-16

너희는 세상의 빛이라 산 위에 있는 동네가 숨겨지지 못할 것이요 (14)

군목 시절 위문을 마치고 부대로 돌아가던 길이었습니다. 어두운 밤 산길을 빠져나와 한참을 달리던 중 갑자기 군용 지프에 이상이 생겼습니다. 차는 정상적으로 움직이는데, 차량의 모든 불빛이 꺼져 버린 것입니다. 헤드라이트는 물론 미등과 계기판까지 모두 나갔습니다. 손전등은커녕 반딧불만한 불빛조차 없는 상황, 작은 빛 하나가 그렇게 귀하게 여겨지기는 처음이었습니다. 한참을 허둥대다가 결국 달빛에라도 의지해서 가보기로 했는데, 막상 출발해 보니 생각보다 훨씬 위험천만했습니다. 겨우겨우 사고를 모면하면서 어렵게 부대 입구에 다다랐습니다. 그런데 거기서 우리 일행은 놀라운 광경을 목격했습니다. 우리 차와 똑같이 헤드라이트며 미등이 고장 난 트럭 한 대가 저 멀리서 오고 있었는데, 엉금엉금 기다시피 한 우리와는 달리 속도를 내며 달리는 게 아닙니까. 자세히 보니 그 비결은 앞서가는 차량의 뒤를 바짝 붙어 따라가는 것이었습니다.

이 일에서 두 가지 큰 깨달음을 얻었습니다. 아무리 동력이 있어도 연결선이 끊기면 헤드라이트가 쓸모없게 되는 것처럼 빛을 비추지 못하는 사람은 아무 소용없는 존재라는 것, 그리고 내게 빛이 없다면 큰 빛을 따라가야 한다는 것입니다.

사도 요한은 예수님을 ‘참 빛’이라고 했습니다.(요1:9). 참 빛으로 오신 예수님은 모든 사람의 빛의 근원이요, 그 빛을 발하게 하는 동력입니다. 우리는 주님께 에너지를 공급받으며 주님과 연결되어 있을 때 비로소 빛으로 온전히 가능할 수 있습니다. 또한 참 빛이신 주님의 뒤를 바짝 붙어서 따를 때 우리가 가야 할 빛의 길을 올바로 갈 수 있습니다.

오늘 말씀에서 예수님은 ‘너희는 세상의 빛(14)’이라고 하시며 그 빛을 ‘사람 앞에 비치게 하라(16)’고 하셨습니다. 우리는 주님이 친히 불러 세우신 빛입니다. 그런데 빛이라는 이름만으로는 아무 의미가 없습니다. 빛을 내서 어두운 세상을 밝게 비춰야만 그 역할을 다하는 것입니다. 그리고 빛을 내려면 반드시 주님께 연결되어 있어야 합니다.

내 주변은 나로 인해 얼마나 밝아졌습니까? 얼마나 달라졌습니까? 어두운 세상을 밝히는 빛이 되기 위해서 우리는 항상 예수님과 연결되어 있어야 함을 잊지 맙시다.

◎참 빛이신 예수님과 연결되어 빛을 내는 삶을 살고 있습니까?

참 빛이신 주님, 세상에 죄악이 가득하여 어둡고 차갑습니다. 이러한 때에 주님을 믿는 우리가 빛의 사명을 온전히 감당하여 어둠을 물리치고 세상을 밝힐 수 있게 하옵소서. 이것을 위해 항상 주님과 든든히 연결된 삶을 살게 하옵소서. 예수님의 이름으로 기도합니다. 아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