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 없이 나 없다
◎찬송가 430장 – 주와 같이 길가는 것
◎요한복음 15:1-6
내 안에 거하라 나도 너희 안에 거하리라 가지가 포도나무에 붙어 있지 아니하면 스스로 열매를 맺을 수 없음 같이 너희도 내 안에 있지
아니하면 그러하리라(4) ‘
본문을 이해하는 데 있어 본문의 배경을 살펴보는 것은 큰 도움이 됩니다. 요한복음은 1세기 말경에 살던 그리스도인들에게 전해진 복음서입니다. 당시의 신앙
환경은 결코 녹록치 않았습니다. “사람들이 너희를 출교할 뿐 아니라 때가 이르면 무릇 너희를 죽이는
자가 생각하기를 이것이 하나님을 섬기는 일이라 하리라(요16:2).” 예수님의 이 말씀은 당시의 그리스도인들이 믿음을 지키기 위해 마주해야 했던 현실을 일러줍니다. 유대교가 그리스도인들을 회당 공동체에서 추방하기 시작할 때였습니다. 예수님을
그리스도로 믿으며 산다는 것의 의미를 그들은 묻고 또 물었을 것입니다. 오늘 본문은 그런 질문에 대한
구체적인 대답일 수 있습니다.
포도나무와 포도원은 예언자들이 하나님의 백성을 표현할 때 즐겨 사용했던 상징입니다. “나는
포도나무여, 너희는 가지이다. 사람이 내 안에 머물러 있고, 내가 그 안에 머물러 있으면, 그는 많은 열매를 맺는다. 너희는 나를 떠나서는 아무것도 할 수 없다(5, 새번역).” 예수님을 참포도나무로, 하나님을 농부로, 믿는 이들을 가지로 표현한 이 말씀에는 어떤 뜻이 담겨 있을까요?
예수님과 우리는 떼려야 뗄 수 없는 관계라는 것입니다. 믿는 자를 향한 핍박은 예수님과의 관계를
끊으려고 합니다. 하지만 주님과 우리의 관계는 아무리 끊으려고 해도 끊을 수가 없는 불가분의 관계입니다. 서로를 떠나서는 존재할 수 없는, 존재의 의미를 상실하고 마는 신비하고
내밀한 합일의 관계입니다(4).
또 이 비유는 고난에 대해서도 새로운 이해를 갖게 합니다. 믿음을 지키기 위해 치러야 했던
출교나 순교는 결코 가벼운 대가가 아니었습니다. 하지만 믿음의 눈으로 보면 고난은 가지치기와 같습니다. 묵은 가지를 잘라 주어야 새로 난 가지에서 더 많은 열매를 얻습니다(2). 당장은
괴롭겠지만, 고난은 우리의 믿음을 더욱 풍성하게 합니다.
포도나무 이야기를 떠올릴 때면 마음이 뜨거워집니다. ‘나 없이 너 없다’는 주님의 마음이 전해지기 때문입니다. 그 마음을 감사함으로 새길
때, 이어서 들려오는 마음이 있습니다. ‘너 없이 나 없다’는 마음입니다. 사랑이 가득한 주님의 마음이 전해집니다. 주님과 우리는 그 무엇으로도 뗄 수 없는 불가분의 관계입니다. 이
관계 안에서 기쁜 삶을 살아가기 바랍니다.
◎삶 속에서 주님과 나 사이를 떼어 놓으려 하는 것은 무엇입니까?
사랑의
주님, 주님과 우리의 관계가 떼려야 뗄 수 없는 관계이기를 원합니다.
애써 설명하거나 노력하지 않아도 온전한 하나이기를 원합니다. 주님 없이 우리 없음을, 우리 없이 주님 없음을 겸손히 인정하고 그에 합당한 삶을 살아가게 하옵소서.
에수님의 이름으로 기도합니다. 아멘.